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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래스와 그로밋
어렸을 적 비디오방에 가면 인기 있는 애니메이션 시리즈가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월래스와 그로밋이었다.
온갖 다양한 아이디어로 발명품을 만드는 괴짜 과학자 월래스와 그런 그의 옆에서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주는 천재 강아지 그로밋.
처음 이 애니메이션을 봤을 때 단번에 그들에게 반해버리고 말았다.
개인적으로 그로밋을 좋아했는데 나중에 저런 강아지를 키우겠노라고 생각했었다.
그들이 일상에서 펼치는 모험과 문제를 헤쳐나가는 내용으로 단순히 그림이 아니라 점토를 이용한 클레이 애니메이션이라 더 기억에 남았던 것 같다.
1990년대부터 지금까지 클레이 애니메이션의 전설로 불리며 큰 사랑을 받아왔다.
처음엔 영국 방송사인 BBC에서 TV 애니메이션 시리즈로 방영되었으며 그때에도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왔다.
줄거리 또한 애니메이션이지만 나름 흥미진진했던 기억이 있다.
화려한 외출
1989년 처음 방영된 시리즈로 달이 치즈로 만들어졌다는 기발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스토리이다.
치즈를 좋아하는 월래스는 자신이 좋아하는 크래커와 치즈를 차와 같이 먹으려고 다과상을 준비하는데 마침 치즈가 다 떨어졌다.
치즈가 너무 먹고 싶었던 그로밋은 괴짜 과학자답게 로켓을 만들어 달로 날아가 치즈를 채취해 온다는 이야기이다.
어렸을 당시 월래스가 나이프로 자른 치즈가 얼마나 먹어보고 싶던지.
이걸 본 그 당시의 어린이라면 다 알 것이다.
모두가 그 치즈와 크래커를 맛보고 싶었다는 것을.
특히 월래스가 나이프로 치즈를 자르는 그 장면, 소리가 구미를 더 당겼다.
전자 바지 소동
나름 반전이 있는 스토리였다.
그로밋의 산책을 위해 월래스는 전자 바지를 구입 후 산책용 전자 바지로 개조한다.
그 탓에 생활비가 떨어진 월래스는 그로밋의 방을 세놓고 곧 펭귄 한 마리가 세입자로 들어온다.
그 펭귄은 생긴 것과 같이 친절하고 귀엽고 상냥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펭귄은 유명한 보석 도둑이었다는 사실!
펭귄은 전자 바지를 빼앗아 다이아몬드를 훔치기 위해 계획을 세운다.
나름 액션, 추격전이 있는 스릴 넘치는 스토리이다.
특히 후반부에 집안 기차 레일에서의 추격전은 스릴이 넘쳤다.
양털 도둑
최근 마을에서 양들이 사라지는 소동이 일어나는데 양도둑으로 억울하게 누명을 쓴 그로밋을 구하기 위한 월래스의 노력을 담고 있는 이야기이다.
특히 이번 이야기에서는 어린양 숀이라는 캐릭터가 등장한다.
이 이야기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숀을 주인공으로 하는 클레이 애니메이션 '숀더쉽'이 따로 개봉할 정도였다.
새로운 에피소드
세 가지 이야기를 엮어 극장에 개봉되어 큰 인기를 얻었으며 그 후 2005년 처음 극장판이 개봉되게 된다.
영화의 제작 특성상 5년이라는 긴 제작 기간이 걸렸다고 한다.
500마리가 넘는 토끼들과 수많은 야채들도 일일이 수작업으로 제작했다니 제작 기간이 길 수밖에 없다.
역시 괴짜스러운 과학자 월래스가 주인공이라 그런지 이번 극장판 이야기도 평범하지는 않다.
내용은 매번 마을에서 거대 야채 선발대회가 열리는데 주민들이 애지중지 키운 야채들을 토끼들이 망가뜨리면서 벌어지는 추리물을 담고 있다.
그래서 월래스와 그로밋은 '안티 페스토'라는 회사를 차려 토끼들이 채소밭을 엉망으로 만들지 않게 하기 위해 감시하며 단속한다.
그러던 어느 날 의문의 거대한 발자국이 마을을 휩쓸고 다니는데 발자국의 크기가 어마하다.
마을을 공포로 만들어버린 괴물의 정체는 바로 거대 토끼!
월래스와 그로밋은 그 토끼를 잡기 위해 팔방으로 뛰어다니게 된다.
클레이 애니메이션
월래스와 그로밋 이외에도 클레이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영화는 다양하다.
비슷한 시기 월래스와 그로밋과 나란히 경쟁 상대였던 패트와 매트도 있고 핑구라는 귀여운 펭귄도 있었다.
그 당시에는 그런 유형의 애니메이션이 인기가 많았다.
요즘은 디지털로 빠르고 쉽고 간단하게 다량의 만화가 만들어지면서 편하고 보기 좋다지만 나는 아직 월래스와 그로밋 같은 손길이 깃든 아날로그적 방식의 애니메이션이 더 좋다.
말랑말랑해 보이는 주인공들이 움직이고 말하는 걸 보고 있노라면 지금도 마음이 괜스레 따뜻해진다.
어릴 때 순수한 마음으로 돌아간 것 같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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